자취 요리 시작 가이드
자취 요리에서 어려운 건 요리 실력이 아니라 시작하는 문턱입니다. 도구를 뭘 사야 할지, 양념은 어디까지 갖춰야 할지, 장을 얼마나 봐야 남기지 않는지 — 이걸 한 번 정리해 두면 이후로는 레시피만 따라 하면 됩니다.
1. 최소한의 조리도구
처음부터 다 살 필요 없습니다. 아래 여섯 가지면 이 사이트의 거의 모든 레시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 20cm 코팅 프라이팬 — 볶음, 계란, 부침 대부분을 담당합니다.
- 18cm 정도의 냄비 — 국·찌개·라면·삶기용.
- 도마와 식칼 — 작은 것이라도 잘 드는 것으로.
- 주방가위 — 김치, 고기, 파는 도마 없이 가위가 빠릅니다.
- 계량스푼 — 1큰술(15ml)/1작은술(5ml). 초반에는 감이 없으니 꼭 필요합니다.
- 뒤집개와 국자, 체 — 체는 육수 거르기와 면·채소 건지기에 씁니다.
2. 기본 양념 8가지
이 여덟 개면 한식 밑간의 대부분이 해결됩니다. 괄호는 우선순위입니다.
- 양조간장(진간장) — 볶음·조림·비빔의 기본. (필수)
- 소금 — 국간, 밑간. (필수)
- 설탕 — 신맛·짠맛을 둥글게 만들어 줍니다. (필수)
- 식용유 — 볶음, 부침. (필수)
- 참기름 — 마무리 향. 조금씩 자주 씁니다. (필수)
- 고춧가루 — 찌개, 무침, 볶음. (권장)
- 다진 마늘 — 튜브형이나 냉동 큐브가 편합니다. (권장)
- 고추장·된장 — 소용량으로 시작하세요. (여유 있을 때)
국간장, 맛술, 올리고당, 식초, 후추는 여유가 생기면 하나씩 추가합니다. 없어도 대체가 가능하도록 각 레시피에 팁을 적어 두었습니다.
3. 냉장고 채우는 법 — 조금씩, 돌려쓰기
자취 요리에서 가장 많이 버리는 건 채소입니다. 한 번에 많이 사지 말고, 여러 요리에 겹쳐 쓰이는 재료 위주로 소량 삽니다.
- 계란 한 판 — 프라이, 계란국, 계란말이, 볶음밥 어디에나.
- 대파 한 단 — 썰어서 냉동해 두면 오래갑니다.
- 양파 2~3개 — 실온 보관 가능, 거의 모든 볶음·찌개에 들어갑니다.
- 두부, 어묵 — 반찬과 찌개 양쪽에 쓰입니다.
- 김치 — 반찬이자 김치볶음밥·김치찌개의 주재료.
- 냉동 채소·냉동 만두 — 신선 채소가 떨어졌을 때의 보험.
고기는 200~300g씩 나눠 냉동하고, 하루 전 냉장실로 옮겨 해동합니다.
4. 계량 감 잡기
계량스푼이 없을 때를 대비한 어림값입니다.
- 1큰술 ≒ 밥숟가락으로 하나 소복이
- 1작은술 ≒ 밥숟가락의 1/3
- 소금 1꼬집 ≒ 엄지·검지로 집은 양
- 밥 1공기 ≒ 200~210g
간은 항상 모자라게 시작해서 맛을 보며 더합니다. 넣은 소금은 뺄 수 없습니다.
5. 불 조절 세 가지 원칙
- 볶음은 센 불, 짧게. 약불에서 오래 볶으면 재료에서 물이 나와 눅눅해집니다. 팬을 먼저 충분히 달군 뒤 재료를 넣으세요.
- 국·찌개는 끓으면 중불로. 계속 팔팔 끓이면 국물이 졸아 짜지고 향이 날아갑니다.
- 계란은 중약불. 계란은 센 불에서 순식간에 질겨집니다.
6. 자주 하는 실수 5가지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했는데 맛이 다르다면, 대개 아래 다섯 가지 중 하나입니다.
- 팬을 예열하지 않고 재료부터 넣는다. 볶음 요리가 눅눅하게 나오는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기름을 두르기 전에 팬 자체를 먼저 달구세요.
- 계량 없이 '적당히' 넣는다. 간장과 설탕처럼 비슷해 보이는 액체·가루는 눈대중으로 넣으면 간이 크게 흔들립니다. 처음 몇 번은 계량스푼을 쓰고, 손에 익으면 그때 눈대중으로 넘어가세요.
- 한 번에 간을 맞추려 한다. 양념장을 다 넣고 나서 "싱거운데 뭘 더 넣지"로 고민하지 말고, 조리 중간중간 맛을 보며 모자라게 시작해 더하는 쪽으로 가세요.
- 찬밥·찬물 등 재료 온도를 무시한다. 볶음밥은 찬밥이, 계란 간장밥은 뜨거운 밥이 맞습니다. 레시피에 재료 온도가 적혀 있다면 그 이유가 있는 것이니 그대로 따르세요.
- 불 조절 지시를 건너뛴다. "센 불"과 "약불"을 똑같이 중불로 뭉개면 식감과 수분이 크게 달라집니다. 레시피의 불 세기 표시를 재료 목록만큼 중요하게 보세요.
7. 다음 단계
도구와 양념이 준비됐다면 레시피 목록에서 "쉬움" 난이도이면서 재료가 적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계란 간장밥, 콩나물무침, 계란국이 좋은 출발점입니다.
직접 만든 요리는 메모장 앱에 사진과 별점으로 기록해 두면 다음에 장 볼 때 뭘 다시 만들지 정하기 쉬워집니다.